자기앞의 생

2014년 회고

김핸디 2014. 12. 14. 12:53





2014년을 돌아보며






일단 반성부터 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다. 올해는 책을 너무 안 읽었고(20대 이후 100권을 넘지 않은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50권이나 되려나... 30권 정도 되는것 같기도 하고=ㅁ=) 그것과 비례하여 글도 별로 쓰지 않았다. 물론 내가 전문 글쟁이는 아니지만, 글이라는 것은 잘쓰고의 문제를 떠나 부지런함과 열정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본다면 올해는 실망스러운 수준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올해는 얻는것도 많았다. 내가 책과 글을 멀리하게 된 것도, 내 생활이 기존과는 무척 달라졌기 때문이다. 나는 서른을 기점으로 취업(재취업)을 했고, 비로소 안정적인 자리를 찾았다. <미생>의 말을 빌리자면, 드디어(?) 수많은 불빛 중 하나를 담당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광고홍보를 전공했는데 마케팅부서에 들어갔으니 전공도 살린셈이고, 일을 하면서 재미도 느꼈고, 보람도 느꼈다. 1년간의 직장생활을 돌아보면 무엇보다 많은 '기회'가 있었다는게 큰 행복이었다. 광고도 찍어보고, 사보도 제작하고, 프로모션도 기획하고, 이벤트도 진행하고.






2014년이 어느새 1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소중했고, 또 따뜻했던, 그래서 반성은 하되 후회는 없는 2014년. 나의 2014년을 (늘 그렇듯) 10개의 사건, 혹은 키워드로 정리해볼까 한다.








1. 취업 : 위에서 말했으니 각설하겠다. 1월에 입사. 벌써 1년째가 되어간다. '나에게 일반적인 직장생활이 잘 맞을까?' 라는 우려가 무색하게도... 나는 회사에 잘 적응하고 있고, 우수사원으로 꼽히기도 했다=_=;








2. 이사 : 올해는 참... 10년만에 이사도 했다. 엄마가 시골로 내려가면서 갑작스럽게 '쫓겨나다시피' 한 이사. 나는 나만의 작은 공간에 둥지를 틀었고, 이 곳이 마음에 든다. 아늑하고, 조용한 나만의 공간.








3. 달리기 : 회사는 참 재미있는 곳이다. 정말로,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 회사에 와서 '마라톤 풀코스 완주자'를 처음으로 만났다. 타부서의 대리님께 나는 존경의 눈빛으로 달리기를 가르쳐달라고 졸랐고, 지금과 같은 추위가 몰려오기 전까지... 매우, 열심히, 매일매일 집 근처의 육상트랙을 달렸다. (그렇지만 살은 빠지지 않았다...)








4. 피아노 : 피아노 학원에 3개월 정도를 다녔다. 그리고, 회사 사내밴드의 키보디스트가 되었다. 푸하하!








5. 영화제 : 올해는 3군데의 영화제를 다녀왔고, 3군데 다 너무나 좋았다. 내년에는 올해처럼, 부천-부산-서독제에 추가해, 전주영화제와 정동진 독립영화제를 다녀오겠다!








6. 스터디 : 공주님의 당선으로 시작된 인문학 스터디가 이제 2년째다. 2년이 되었다는 것은 공주님이 집권이 아직도 3년이 남았다는것을 의미하지만.... 여튼, 좌절로 시작한 스터디는 그렇게 내 삶에 희망이 되어가고 있다.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7. 앱등이 : 올 해, 아이폰5s와 맥북을 샀다. 자, 이제 나에겐 할부금과 아이패드만 남았다!








8.  허리통증 : 좋은것만 넣을 수는 없으니... 올 한 해, 나를 가장 괴롭혔던 허리통증... 아, 허리통증 때문이라도 살 꼭 뺀다. 꼭 빼고야 만다... ㅠㅠ








9. 자전거 : 자전거 샀다. 2개월 간 열심히 탔다. 내년엔 스쿠터를 한번 사볼까...








10. 일본어 : 일본어 배웠다.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다 외웠는데... 내년에 다시 배울까, 아님 다른 언어를 배워야 하나.












원래 연말정산은 되게, 길게- 또 자세히 쓰곤 했는데, 확실히 글을 안 쓰다보니 이것도 귀찮다 ㅋㅋㅋ 하아, 나의 2014년 배운것도 꽤 있고, 산 것은 참 많고, 먹은것은 넘쳐나고, 읽은 것은 부족한 한 해로구나. 잘 가라. 그래도, 올해 역시...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