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천국/일본영화 탐구생활

안녕이란 말대신, <우드잡>

김핸디 2015. 5. 1. 16:59




누구에게나 경험은 필요하다. 영화 <우드잡>을 보면서 내내 든 생각이다. 



주인공은 대학 입시에 실패했다.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허탈감속에 우연히 발견한 산림연수생 모집 공고에 이끌린다. 삶이란건 언제나 우연에서 시작된다. 그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아니고의 차이만 있을 뿐. 주인공은 전자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우연' 이 아니었으면 절대 만나지 못했을 그 사람들을.



영화를 보며 내 2-3년 전이 떠올랐다. 20대때에는 정말 실패가 너무도 많아서, 인생이 이런건가 하여 한숨지을 때가 많았다. 그러나 언제나 양면은 존재하는 법. 그 실패가 이어준 우연한 만남들도 무척 많았다. 어쩌면 나의 20대에 만난 사람들은 모두가 실패때문에, 아니 실패덕분에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인연들이었다. 돌아보면 신기하다. 어떻게 창업센터에 들어가서 1년을 보냈고, 어떻게 다큐멘터리를 찍는다고 프로덕션에서 밤을 지새웠으며, 어떻게 뭘 해야할지 몰라서 그렇게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던걸까.



영화는 사실 별 다를것 없는 이야기이다. 지독히도 찌질한 청춘이, 우연한 곳에 놓이면서 변화하는 이야기. 그리고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그동안과는 다른 사람으로 변화하는 이야기. 그래서 그동안 몸담았던곳이 오히려 어색해지는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안녕' 이라고 눈물 지을 수 있는 만남을 가질 수 있는 청춘이 아름다웠다. '안녕'이라고 울며불며 헤어진 그 자리로 다시 돌아가는 그의 선택이 아름다웠다. 어쩌면, 다시 여자에게 상처를 줄지도 모르지만, 결국 마음이 이끄는대로 '안녕이란 말대신' 다시 그녀의 곁으로 돌아가는 그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어졌다.



살아가다보니 정말 인생의 길목에서 무수한 사람들을 만난다.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아쉬워하며 그 인연을 그리는 삶. 그러나, 우리에게 중요한것은 '안녕'하며 헤어지는 것보다는, '안녕이란 말대신' 그 인연을 다시 붙잡는 일이 아닐까. 후회할지라도, 지금 좋다고 믿는 것을 선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