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앞의 생

뉴욕여행 (2015.07)

김핸디 2015. 8. 19. 22:21



지난 7월, 드디어 뉴욕행 비행기에 올랐다.

와, 이게 얼마만의 해외여행이야?...라고 쓰자마자 사실은 올해 2월에도 세부를 다녀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그러니까, 이게 얼마만의 '장시간 비행' 이야! 2008년에 유럽에 다녀온 이후로 처음이었다. 열 시간이 넘는 장거리비행. 그리고 미국 뉴욕이라는 머나먼 거리!





사실 뉴욕은 첫 인상이 별로 좋지 않았다. 서울보다는 아무렴 나았겠지만, 그래도 덥기는 매한가지였고... 무엇보다 도착하자마자 사기(!) 를 당했다. 왠 친절한 미국인이 나한테 동안이다 어쩌다하면서 칭찬을 해주고, 뉴욕이 처음이냐면서 이것저것 설명해준다고 좋아했건만... 그의 정체는 사기꾼! (엉엉 넌 나에게 마음의 상처를 줬어) 나는 그의 꼬임에 넘어가 숙소로 가는 1시간의 비용으로 200달러 가까이를 지불했다 (갓댐!!!!)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너무 바보같은 일이었지만, 그때는 장시간 비행으로 인한 이미 합리적 의사결정이 불가한 상태였고, 총을 들고 덤비면 어떡하나 싶은 두려움에 사로잡혀있었으므로... ㅋㅋㅋㅋ무사히 호텔에 도착한것으로 만족했노라고 기억을 버무려야 하겠다. 





디스이즈뉴욕시티!!!


여튼 그렇게 밤을 보내고, 일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향한곳은 타임스퀘어였다. 역시 뉴욕이라면 타임스퀘어!! 타임스퀘어의 번잡함과 화려함을 몸소 느껴야 하지 않겠는가. 의기양양하게 나선 길... 그러나 나년이 그렇게 길치인줄은 나도 몰랐다 ㅠㅠ 15분이면 갈 거리를 2시간을 걸려서 도착 =_= 나는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타임스퀘어는 꼭 가야만 했다. 왜냐! 그곳의 나의 목적(!) 이었으므로. 그곳엔 디즈니스토어가 있었기 때문에!!!






디즈니-픽사의 덕후인 나로서는 그곳이야말로 내가 죽어도 좋을, 그런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바뜨!! 나의 최애 <토이스토리>는 생각보다 그 굿즈가 적었고, 가장 최근에 봐서 몸이 달아있는 <인사이드 아웃>의 캐릭터상품 역시 내 기대보다는 빈약한 수준이었다. 이곳에서 환전해간 모든 돈을 써버릴 계획이었는데!!!!! 최애 <토이스토리>는 아무것도 안샀음은 물론, <인사이드 아웃>과 저 사진 속 뉴욕미키 인형 몇 가지만 집어 터덜터덜 이곳을 빠져나올 뿐이었다. 허류ㅠ 디즈니야, 왜 돈을 준대도 받지를 못하니!!!





그러나 나의 뉴욕행은 헛되지 않았음을... 이 쉑쉑버거가 증명해주었다. 여행전에 검색을 통해 '꼭 가봐야지' 하긴 했다만, "햄버거가 햄버거지 뭘" 하면서 별 기대를 안했던 나의 혀를 무섭게 휘감고 들어오던 존맛!!!!! 짱맛!!!!!!!!!!!! 쉑쉑버거 ㅠㅠ 한 입을 베어먹는 순간 달려드는 육즙에 다리가 풀려버릴것 같은 기분이었다. 헐 뭐야 존맛 짱맛 핵존맛 미국이시여 뉴욕이시여 ㅠㅠ





그렇게 배불리먹고 급 기분이 좋아져 걷다가, 브라이언트 파크를 발견했다. 헐... 도시 한복판의 이런 공원이라니! 뉴요커들이 샌드위치나 샐러드를 먹으면서 일광욕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 나도 앉아서 커피를 한잔 마시며 허세를 떨어보았다. 음... 스멜~ 뉴욕스멜~~





그리고 난 지성인(?)이니까! 미국의 대표적인 대형서점인 반스앤노블에 들러주었다. 화장실 구경하기 힘든 뉴욕에서 고맙게도 화장실을 무료로 개방하는 곳이기도 하고 ㅋㅋ 내가 좋아하는 엘렌 랭어 교수의 심리학 저서를 원서로 쓸어오고 싶지만... 뭔가 찾을 수가 없었다 ㄲㄲ 하물며 심리학코너도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느낌? 무슨 대형서점이 이따위야, 라면서 30분 정도를 배회한 끝에 결국 마케팅분야의 책을 한권 들고 나왔다. (하지만 1도 보지 않았다는게 함정...)





오후엔 롹펠러(록펠러 아니죠!) 센터에 올라 전망을 구경했다. 마천루들 사이에 드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센트럴 파크가 경이로워 보이기도 하고... 걍 동대문이랑 비슷한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ㅋㅋㅋㅋ







그래도 뉴욕까지 왔으니 야경은 봐줘야지... 싶어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눈앞에 펼쳐진 풍경.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바라보며 괜히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을 떠올려보며 센티멘털~ 알러뷰 포 센티멘퇄 리즌~~ 하지만 분위기를 잡기에 사람은 정말 많았고, 날씨도 그닥 받쳐주지 않았다. 그러나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하염없이 맨하탄의 건물들을 바라보던 저녁이었다. 안녕? 뉴욕. 너를 만나러, 내가 왔단다.





그리고,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지나친 타임스퀘어. 타임스퀘어는 역시 밤에 봐야 더 멋있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너무 지치고 또 길을 헤매서 ㅋㅋㅋㅋㅋ 이 놈의 타임스퀘어 정신사나워 죽겠다는 생각뿐. 그래도 뉴욕경찰차가 지나가는 장면을 캐치하고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오! 오! 오! 오! NYPD 나가신다~ 나 영화에서 아저씨들 많이 봐쪄여 >_<





다음날은 부르클린으로 넘어왔다. 첫번째 행선지는 원스어폰어타임인아메리카에 나왔던 덤보. 


무한도전때문에 한국인들이 드글거린다고 들었는데, 내가 갔을 때는 무척 한산해서 좋았다. 

몇몇 외국인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좀 심드렁하게 '여기가 여기로군!' 외쳐주면서 이동.





날도 덥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너무 지친탓에... 맨하탄 브릿지 아래 자리를 펴고 앉았다. 


한강처럼 그냥 널부러져서 탄산수 계속 마시고. 

쉑쉑버거 먹고싶다고 생각하고. 뉴욕 왜 이렇게 덥냐며 갓댐갓댐 거리고 ㅋㅋㅋㅋ






결국 또 쉑쉑버거에 갔다. 저 맨하탄 브릿지 따라서 쭉 내려오니까 있더라 ㅠㅠ 으헝헝 쉑쉑버거 짱맛존맛 사랑해여 쉑쉑버거






부르클린쪽에서 그렇게 해가 질때까지 돌아다니다가, 해가 지려고 하자마자 브루클린 브릿지를 건넜다. 하... 너무 예쁜 해질녘의 브루클린 브릿지. 정말이지 뉴욕에서 가장 예뻤고, 인상적인 시간이었다. 밤에도 덥더라만 ㅋㅋㅋ(아오 다시는 여름에 여행안가!) 풍경은 정말 이지 아름다웠다. 브루클린에서 맨하탄으로 가는 해질녘 루트는 정말이지 강추!





그리고 호텔에 돌아와서 텔레비전을 봤다 ㅋㅋㅋ 이건 <나홀로집에 2>의 케빈을 따라하기 위해, 내가 밤마다 꼭 의식적으로 했던 일. 다 못알아들어도 그냥 눈짓 느낌으로 보면서 하하하 웃고. 미국인들은 텔레비전만 봐도 정말 발랄하고 액션이 큰 사람들이라는걸 알겠더라. 호들갑을 무슨 한 시간 내내 떨어 ㅋㅋㅋ 유쾌한 천조국 국민들같으니!





마지막날은 체력이 방전되서 (어휴 너무 더워 ㅋㅋㅋ) 관광버스를 탔다. 한국인이 한명도 없어서 묘했다. 관광버스는 의외로 괜찮은 선택이었다. 이미 너무 돌아다닐때로 다 돌아다녀서 구석구석을 알고난 이후로 버스를 타고 한 바퀴 돌며 마무리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거 타고 덕분에 콜롬비아 대학도 가고, 할렘도 가고, 구겐하임 미술관도 가고, 가봐야 할데는 다 가봤다 ㅋㅋㅋ 효율성 갑. 그러나 누군가가 관광버스를 타겠다고 한다면 꼭 그레이라인을 타라고 권하고 싶다. 난 빅버스를 탔는데 (그냥 마음에 들어서) 노선이 별로 없어서 진짜 내리기가 무섭더라. 이번에 내리면 다음 버스는 또 언제오나 싶어서...





뭐 그렇게 대~충, 나의 첫 미국 여행인 뉴욕여행을 잘 마무리했다. 다시 또 가고싶냐면 예스! 물론 절대로 여름엔 가고싶지 않은데!!! 가을이나 겨울에 다시 갈 기회가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다시 가서 못 먹었던 스테이크도 맛보고~ 재즈공연도 좀 보고, 루프탑 바에도 가보고~ 흠흠흠 쓰다보니 그립구만, 스멜~ 뉴욕스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