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사는 세상

드라마 <싸인>이 주는 헛헛함

김핸디 2011. 2. 23. 23:41




오늘 드라마 <싸인>의 한 장면. 검찰총장이 강단있는 검사 정우진(엄지원)를 불러다가 그녀의 수사의지를 격려하는 장면이 있었다. 예전같았으면 내 젊은 피를 뜨겁게 하면서 '그래 세상은 아직 정의가 숨쉬고 있는곳이지' 했을 장면이었지만, 어쩐지 이번에는 쓴웃음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저게 말이되냐, 현실적으로?' 가 나의 이유였던것이다. 드라마 속 검사,형사,변호사등이 언제나 약자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멋진 사람들이 아니라는것을 깨달은지는 꽤 됐지만,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로 특히나 검찰쪽에 대한 불신이 강해진듯 싶다. 드라마를 보면서도 현실성을 운운하며 몰입하지 못하는, '어른' 으로서의 내가 슬프다. 진실은 승리하고, 진심은 통의하고, 정의는 승리한다. 이십대 초반까지만 해도 가슴속에 품고 살았던 이 명제들이 점점 내 가슴속에서 흐릿하게 지워져가는건 아닌지 싶어 괜시리 씁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