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독서
당신의 성공이 우리의 성공입니다, <그건, 사랑이었네>
김핸디
2010. 9. 2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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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 ![]() 한비야 지음/푸른숲 |
오늘, 회사에서 한비야 책을 한 권 얻을 수 있었다. 좋아하는 작가인데다가, 읽고싶었던 신작이었으니, 이 책을 받아든 순간의 그 기쁨이란! 허겁지겁 퇴근길에 읽어대다가, 집에 돌아와서도 아껴둘 수가 없어 결국 단숨에 다 읽고야 말았다.
오랜만에 만난 그녀는 여전하다. 여전히, 밝고, 씩씩하고, 따뜻하다. 한 장 한 장 가득히 온기가 배어있다. 쉽고 빠르게 읽히지만, 그러면서도 가끔씩 가슴을 쿵하고 내려놓게 하는 말들. 역시 한비야다. 그녀인것이다.
그녀의 살아온 이야기들, 구호현장에서의 이야기들이 모두 다 좋았지만, 특히나 나를 이끈것은 '성공' 에 관한 부분이었다. 한비야는 성공한 여자다. 그래서 인지 많은 젊은이들이 그녀에게 진로상담을 해온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흔한 성공에 관한 잣대를 들이대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한비야는 권력도 없고, 부유하게 사는것도 아니고, 명문대출신의 학벌도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녀를 성공한 사람이라고 여긴다.
한비야의 성공은, 그리고 한비야가 생각하는 성공이란 무엇일까. 그녀는 말한다.
내가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이 무엇인가를 이루었을 때 우리가 함께 기뻐하며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내준다는 점이다. 그들이 공공의 선을 이루려 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들이 성공의 열매를 맺는다면 그 열매는 우리 모두의 것이 되리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p210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무릎을 쳤다. 이거다. 이게 내가 되고싶은 지향점이다. 무슨일을 하든지간에, '나의 성공이 우리의 성공' 이 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순간 번쩍 들었다. 뭘 해야할까, 로 고민이 깊어가는 대학 졸업반 학생으로서, 나는 비로소 그 해답을 찾은것이다. 공부하고, 어쩌다가 좋은 직장들어가고, 그래서 내가 돈을 많이 벌어서 부유하게 잘 살면 그건 그냥 나의 성공이다. 그러나 내가 그렇게 번 부를 이용하든 어찌하든,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시작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성공' 이 된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내가 그렇게 열광했던 이유도, 한비야를 이토록 사랑하는 이유도, 그들의 성공이 '그들만의 성공' 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성공은 우리의 성공이었다. 그들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이유는 그들이 이 세상을 좀 더 풍요로워지는데 공헌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비로소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돈, 명예, 지식등의 성공의 잣대. 그리고 인생에서 성공을 추구하면 마음의 도덕률을 버려야하고, 마음의 도덕률을 따라가려면 성공을 추구할 수 없다, 라는 딜레마가 깨끗이 해결되었다. 진정한 성공이란 '내가 있어, 덕분에,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살맛나는 공간이 되는것' 이었다. 혼자 움켜지는게 아니라,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성공이 진짜 성공이었던 것이다.
한비야는 자신은 가진것을 모두 나누어주는 '주자학파' 가 되고싶다고 했다. 나 역시 그렇다면 그녀의 주자학파 라인에 들어서야하겠다. 그래서 가진것은 나누어주고, 나누어주기위해 또 노력해야겠다. 더욱더 좋은 세상을 꿈꿔야겠다. 더욱더 큰 성공을 꿈꿔야겠다. 내 마음속에 그녀가 심어주고 간 크나큰 생각의 씨앗이 심겼다. 야망이 아닌 성공을 꿈꿔본다. 인생의 목표가 생겼다. 나의 성공이 우리의 성공이 되는 삶. 그거다, 해답은 그곳에 있다.
맺을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견딜 수 없는 아픔을 견디며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이룰 수 없는 꿈을 꾸자. - <돈키호테>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