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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쨔응2

야, 네가 3등의 고독을 알아? "얘가 왜 이래?" "숨기려면 표를 내지 말든가." "내가 뭐?" "이러기야? 평소에 나는 너한테 고민 다 털어놓잖아." 어머니가 콧방귀를 뀌었다. "뭐 1등 하다 3등 해서 서럽다는 거? 그렇게 대단한 비밀 털어놔줘서 진짜 고맙다, 야." 한수미가 서운한 듯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야, 네가 3등의 고독을 알아?" 어머니는 예의 비꼬는 말을 할 때 특유의 부드러운 음성으로 답했다. "수미야." "응?" "꺼져." - 김애란, 두근두근 내인생 中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인생을 (연재로 알음알음 읽어오긴 했지만) 각 잡고 읽다가, 이 부분을 읽고는 혼자 웃음이 터져버렸다. 낄낄낄. 3등의 고독이래. 그러다 아침 출근길의 고요한 분위기를 깨닫고는 '아 내가 너무 경망스러웠나' 하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그렇지만 .. 2011. 7. 19.
한국 문학계의 아이돌, 김애란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그녀를 만났다. 평론가든, 관객이든, 그녀에게 보내는 애정과 신뢰는 거의 아이돌급에 가까운듯 하다. 인기에 밀려 강연장안에는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밖에서 기웃거리며 줌을 당겨보았다. 이제는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린듯한 저 초코송이 머리, 저 머리가 언뜻 멀리서 비쳐오는 순간부터 나는 꺅, 김애란 이잖아! 를 외칠 수 밖에는 없었다. 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 그 사랑을 알아보는 기준이 있어요. 그건 그 사람이 도망치려 한다는 거예요. 엄마, 나는.... 엄마가 나한테서 도망치려 했다는 걸 알아서, 그 사랑이 진짜인 걸 알아요. - 김애란, 두근두근 내인생 中 ... 이런 문장을 쓰는 작가라니, 대체 어느 독자가 미워할 수 있겠는가! 2011.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