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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재밌는 인생을 살기위해 필요한 두세가지 것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by 김핸디 2010. 12. 22.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8점
김정운 지음/쌤앤파커스


  아내와의 결혼따위는 후회할일 평생 없을 여성독자지만, 혹시 남편과의 결혼은 후회할지도 몰라 이 책을 집었다. 이 책은 작년 꽤 많이 언론이나 대중들사이에 회자된 책이다. 과연 무엇때문에 이 책이 화제에 올랐던걸까, 그러한 궁금함이 이 책을 보게한 원동력이기도 했다. 책은 생각보다는 다른 내용을 담고 있었다.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이 부제였지만 대체로 '행복한 인생을 위한 문화심리학적 조언' 등이 주제가 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에 따르면 재미있는 인생을 살기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명심해야한다. 첫째, 자기 자신을 규정하라.

  우리는 대부분 사회적 지위에 따라 그 사람을 규정한다. 그 사람은 모 기업체 사장이야, 라거나 변호사야, 같은 표현들. 하지만 저자는 그러한 지위는 사람의 본질과는 상관없는 것들이라고 말한다. 교수나 위원장같은것은 평생 할 수 없는 잠시동안의 직책일 뿐이라는것이다. 그래서 먼저, 자기 자신을 규정해 '내가 아닌것' 과 '나 다운것' 을 규정하는것이 필요하다고 권한다.

  나? 책을 읽고나서 나도 내 자신을 스스로 규정해보았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정도로만 늘 스스로를 규정해왔는데, 그것은 '나의 본질' 이 아니었다. 나는 간질간질한 로맨스를 좋아하고, 미디엄템포의 인디음악을 즐겨들으며, 느와르적인 영상물에 열광하고, 지가 치는 피아노에 가끔 눈물까지 흘리는 처절한 감성을 지닌채, 떡볶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그게 나였던 거다. 

  그러므로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나 다운 삶'에 초점을 맞춰 리추얼을 만들어야 한다. 나의 경우라면 한달에 한번씩은 로맨스를 꼭 접하게 해준다든가, 일주일에 한번쯤은 죽이게 맛있는 떡볶이를 먹으러 간다든가, 하는것들 말이다. 그래서 우리엄마는 일주일에 세번이상은 사우나에 가고, 내 동생은 하루가 멀다하고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떠는것일테다. 각자의 행복에 따른 각자의 리추얼.

  둘째,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으로 인생을 채우라.

  우리들 대부분은 스스로의 이야기가 없어 남의 얘기, 즉 연예인이나 정치인의 이야기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인생은 '자신의 이야기' 로 채울때 삶이 흥분으로 가득찬다. 남자들이 골프에 열광하는 이유는 필드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 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란다. 이는 낚시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내가 직접 느끼고 경험한 삶의 이야기를 많이 만들라고 저자는 권한다. 혼자라도 좋으니 지독한 외로움에도 빠져보고, 노천카페에 앉아 커피라도 천천히 들이켜보라고. 진정한 내 삶의 이야기가 풍부해질때, 비로소 인생도 넘치도록 풍요할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셋째, 우리는 감탄하기 위해 산다라는것을 기억하라.

  저자는 사람들이 여행을 가는 이유는, 결국 그곳에 가서 에펠탑을 보고 '감탄' 하기 위한것이라고 말한다. 바닷가에 놀러가는것도, 누군가를 위해 선물을 고르는것도 결국엔 스스로 감탄하고 타인의 감탄을 보기 위한것이라는것이다. 사람은 어렸을때부터 부모의 감탄속에 성장해간다. 어머, 얘 걷네. 어머, 방금 웃었어. 그때는 사소함속에서도 늘 행복이 넘친다. 하지만, 커가면서 누구도 쉽게 감탄하지 않는다. 우리는 무뎌지고, 그 만큼 행복은 줄어든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감탄하기 위해서 사는것이니 감탄이 나오는 삶을 살아가라고. 스스로의 감탄을 이끌어내고, 타인의 감탄속에서 즐겁고 재미있는 인생을 찾으라고 말이다.

  결국, 그렇다. 모두가 다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서 사는것 아니겠는가. 물질이나 지위는 삶의 필요조건은 될 수 있지만, 충분조건은 될 수 없다. 결국 행복은 끊임없이 자기를 찾고 그런 자기 스스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뒷받침 되었을때 가능한것이다. 우리는 의무에 익숙한 나머지 너무도 재미없는 삶을 살고있다. 하지만, 인간은 호모 루덴스.. 결국 잘 노는것이 잘 사는것이라는것을 깨달아야한다. 너무도 열심히 살면서 '사는게 재미없다' 라고 입버릇처럼 되뇌이는 모든 이들에게 이책을 권하고 싶다. 늘 그렇지만, 행복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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