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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드라마 떨리는가슴 中

by 김핸디 2011. 3. 23.



잘 못했다, 잘 못했다..

 

내가 아니고, 아빠.

치매걸려서 방바닥 기어다닌 불쌍한 아빠.

사과받을 사람은 아빠야, 나 아냐.

 

니 아빠한텐 하나도 안 미안해.

환장할 인간이 치매까지 걸려서 더는 못 봐주지.

별 개같은 짓도 다 참았는데..못참겠더라, 그 꼴은..

다리에 힘 빠지고 보들보들해지니까 때려죽이고 싶었어.

그럴수 있는게.. 왜 여태 나한테.. 왜 여태 나한테는 왜..

그 때 계속 같이 살았으믄 그거..내가 죽였을지 몰라..

나 좋을때로 나도 한 번 살아보고 싶었어..

죽도록 맞은거.. 알잖아.. 너하고 나하고..

나쁜 놈, 누가뭐래도 나쁜 놈..

죽이고싶은 얼굴로 병수발은 못들겠더라..

 

엄마 고생한거 그대로 내가 받아서 했어..

고등학교도 졸업하기 전에 돈 벌었어.. 죽어라고 돈벌었어..

늦게 대학가서 동기들한테 언니소리 들으면서 계속 돈 벌었어..

대학 전공도 돈벌어서 유치원차릴려고 정했어..

무조건 돈 벌어서 잘 먹고 잘 살려고..

오직 돈, 꿈 하나없이 오직 돈.. 다 버리고.. 오로지 돈..

.. 남자 좋아서 갔으면.. 그 남자한테 호강이라도 받던가..

참 구질구질하게 산다..

 

미안하다.. 너하고 두나한테..

그래도 후회는 없다..지금 이렇게 구차하게 살아도..

그 남자 때문이라면 하수구에 오물을 퍼먹어도 맛있다..

미안하다.. 너하고 두나한테..

 

- 떨리는가슴 행복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