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중졸의 니트족이었던 오네다.
대학도 나오지 않았고, 공백기간도 꽤 되는 그에게 세상은 그리 쉽게 길을 허락하지 않는다.
결국, 수많은 기업의 채용에서 불합격하고 할 수 없이 소위 '블랙회사' 에 들어가게 된 주인공.
* 블랙회사란 일 많고 체계도 안 잡힌데다가 급여도 적은 기업을 뜻한다.
고생끝에 들어간 직장이었지만, 마치 전쟁터처럼 살벌하기 그지 없다.
오만하고 무능한 리더와, 그에게 아부나 일삼는 간신배,
정신이 약간 이상한 직원과 사장님과의 친분을 무기로 마구잡이로 일을 행하는 회계담당까지.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고 했던가.
주인공은 그곳에서 '대체 왜 여기에 있는거지?' 라는 생각이 드는 능력있고 젠틀한 선배 후지타를 만나게 된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오네다에게 힘이 되어주는 멋진선배 후지타.
정신없는 전쟁터에서 후지타의 존재는, 오네다에게 있어서 지혜롭고 총명한 '제갈 공명' 과도 같다.
후지타의 격려와 위로로 점차 성장해가는 오네다.
그에게는 숱한 한계의 순간(1. 회사의 체계없음 2. 상사의 무능함 3. 중졸이라는 구박 4. 미친듯한 업무량 5. 후배의 제 멋대로 행동 6. 후지타의 퇴사)이 찾아오지만 결국 니트족이었던 자신의 과거와 완전히 결별을 고하고 사회인으로서 성장하게 된다.
이 영화는 한 마디로 88만원세대의 직장 적응기이다.
이걸 보면서 인턴이든 아르바이트든 직장생활을 했던 내 경험이 떠올라 공감에 몸을 부르르 떨어야만 했다.
진짜 뭐 같고 힘들어서 한계라고 생각할때도 있지만,
그래도 지나고보면 '나를 죽이지 못하는것이 나를 강하게 만드는 것' 이 아니었던가.
그 틈바구니에서 견뎌나간다는것이 성인이 되어 살아가는 현실의 모습이겠지.
직장생활의 한계에 부딪힐때마다 '예전 니트족에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자' 라고 속삭이던 과거의 오네다에게
현실에 오네다가 다부지게 말하는 다음과 같은 대사는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나는 너였을때도 한계였었어
이게 바로 살아간다는 거야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초년생을 준비하고 있는 나에게 굉장히 인상깊은 영화가 아닐 수 없었다.
<키사라기 미키짱>을 재밌게 봤기에 감독의 다른 영화를 찾아보다 보게 되었는데,
사토유이치 감독은 오타쿠나 니트족과 같은 일본의 20대 청년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편인것 같다.
새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나가는 삶의 가치에 대해 깨닫게 되는 괜찮은 영화였다.
내가 갈 수 있는 곳까지가 나의 한계다, 라던 한비야의 말을 떠올리면서
더욱 더 세상을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이 불끈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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