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기앞의 생

[AWESOME] 1. 동네 도서관

by 김핸디 2011. 12. 10.




#. 이것은 <1000 awesome things> 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오마주.
오늘부터, 나도 네일 페스리챠 처럼 삶에서 사소한 감탄을 주는것들을 찾아 적어보기로 한다.

1. 동네 도서관  빌 게이츠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를 만든것은 동네 도서관이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중요한것은 독서하는 습관이었다. 난 빌 게이츠가 아니지만, 누군가 내게도 '당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무언가' 를 꼽으라면, 주저앉고 동네 도서관을 꼽고싶다. 처음 도서관에 갔던것은 고등학교 2학년때 였다. 독서실만 다니던 내가, 친구들의 손에 이끌려 도서관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이후, 나는 여기서 고2 때 시험기간 틈틈히 책을 읽어대며 독서의 맛을 조금씩 들여갔다. 대학시절에도 나는 학교 도서관보다 동네도서관에 더욱 발 도장을 더 많이 찍었다. 공부를 하는 열람실은 늘 북적이지만, 평일 낮 텅텅 비다시피하는 자료실에서 좋아하는 책을 맘껏 읽는것은 내게 꽤나 큰 행복이었다.

도서관은 요즘 나의 모든 필요를 만족시켜준다. 점심을 먹고 도서관으로 향해서 DVD로 영화를 한 편 보고, 컴퓨터로 자소서를 작성하며, 자료실에 내려와 책을 읽는다. 내가 자주찾는 도서관은 사진에서 보다시피 저렇게 소파를 가져다 두어 몇 시간을 앉아있어도 배김이 없다. 예전에는 딱딱한 의자뿐이었는데, 누가 저런 기특한 생각을 한건지! 저기 앉아서 아이폰으로 TED영상을 몇 편  보고, 앱으로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배경삼아 책을 읽노라면 취업 준비생의 알차고도 우아한 하루가 지나간다. 마스카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을 들으면서, 책장을 넘기노라면 정말이지 그 순간만큼은 재벌회장이 부럽지 않은것이다. 이토록 충만한, 디오게네스적 행복이라니!


 

배가 고프면 지하 식당에 내려가 3천원대의 식사를 한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은 꽤 쓸만하다. 나는 3500원짜리 수제돈가스와 2000원짜리 우동을 즐겨먹곤한다. 밥을 먹고나서는 괜히 서가를 휘젓고 다니는것 또한 나의 즐거움이다. 관심주기에 따라 한 분야를 정해놓고 그 분야의 도서를 쭈욱 훑어보곤한다. 그리고 가끔은 이렇게 눈대중으로 훑다가 제목에 이끌려 나만의 명저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때의 행복이란, 보물찾기에 이루 비할 수 있으랴!

도서관에 있어 정말 감사하다. 이 엄청난 DVD와 책과, 잡지가 언제나 나의 이용을 위해 이토록 편리하게 구비되어있다는것에 감사하다. 정말이지 곰곰히 생각할수록 놀라운 공간. 이 모든것이 다 나의 것이라니, 이토록 완전하고 오롯하게 누릴 수 있다니! 이곳에서 정말 많은것을 얻었다. 앞으론 또 어떤 지식과 감성들을 얻을 수 있을까. 이런 설레임과 부푼 기대로, 나는 도서관에 가는길이 언제나 즐겁다. AWESOME!



'자기앞의 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AWESOME] 3. 세상에서 가장 간단한 토스트  (2) 2011.12.11
[AWESOME] 2. 모자와 머플러를 두른다는 것  (2) 2011.12.10
양꼬치를 먹었다  (6) 2011.12.08
천원의 행복  (2) 2011.12.08
아이폰의 값어치  (8) 2011.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