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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외우고 싶은 시] 2.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by 김핸디 2012. 10. 23.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