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다녔다.
통인동 집을 떠나
삼청동 입구 돈화문 앞을 지나
원남동 로타리를 거쳐
동숭동 캠퍼스까지
그때는 걸어서 다녔다.
전차나 버스를 타지 않고
플라타너스 가로수 밑을 지나
마로니에 그늘이 짙은
문리대 교정까지
먼지나 흙탕물 튀는 길을
천천히 걸어서 다녔다.
요즘처럼 자동차로 달려가면서도
경적을 울려대고
한발짝 앞서 가려고
안달하지 않았다.
제각기 천천히 걸어서
어딘가 도착할 줄 알았고
때로는 어수룩하게 마냥 기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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