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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시대

[95, 좋은생각 인터뷰] 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치인, 노무현

by 김핸디 2013. 4. 2.


민주당 최고위원 노무현 님



세월이 흐르고 시간이 갈수록 달라지는 것이 너무도 많은 세상, 그 속에서도 가끔은 변치 않고 처음 그대로의 진솔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고졸 출신의 인권 변호사, 청문회 스타 등의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전 국회의원 노무현. 그가 보통 사람, 억울한 사람,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손발이 되고 입이 되어 주려 나서면서 먹었던 마음은 언제나 한결같다. 현재 정치계에서는 민주당 최고위원이 그의 공식적인 직함이지만 그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은 서울과 부산에 있는 지방자치 관련 연구소이다.


매일 매일 바쁜 일정 가운데에도 「좋은생각」의 독자들을 위해 흔쾌히 시간을 낸 노위원을 만난 곳은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9층에 위치한 지방자치 실무연구소. 지방자치와 관련된 각종 자료와 책들이 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사무실에는 10여 명의 젊은 연구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순박하고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었다.


“작년 한 해 동안은 많은 소원을 이뤘던 것 같습니다. 지난해 9월에 문을 연 이 연구소도 자리가 잡혀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고, 정치인들의 조직관리에 도움이 되고자 연구개발을 추진했던 컴퓨터 프로그램도 성공적으로 마쳐, 완성된 단계에 있고…."
자신이 계획한 것들을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는 가운데 여러 가지 성과들을 보게 되어 기쁘다고 노의원은 말한다.
그뿐 아니라 작년 하반기에 출간 되 그의 수필집 「여보, 나좀 도와줘」가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호응을 얻으면서 그는 정치인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도 했다.



그의 수필집은 촌놈이 난데없이 국회의원 뺏지를 달고 상경해서 여의도 바닥을 헤매던 일부터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니 청문회 스타가 되었던 시절, 의원직 사퇴서 파동, 3당 합당 거부 후 민주당 창당에 나서기까지의 속사정, 14대 선거에 낙선한 뒤 상황과 현재까지의 정치활동을 솔직하게 담고 있다.


또 「여보 나좀 도와줘」에는 그럭저럭 변호사를 하면서 살지 무슨 영화를 보자고 험한 정치판에 끼어드느냐고 반대했던, 그러나 막상 노무현이 의원직 사퇴서를 던지자 국회의원이 되었으면 끝까지 약속을 지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던 아내와의 연애와 결혼, 가정생활에 대한 회고도 담겨 있어 정치인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노무현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되어 있다.


정직하고 진실하게 살아가는 한 인간의 모습과 알려지지 않은 고통이 진실하게 표현되었기 때문인지 책이 나온 후부터 노무현 위원의 후원회 사무실과 지방자치 실무연구소에는 많은 격려의 편지와 작으나마 후원금을 내고 싶다는 사람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 앞에서 솔직한 이력서를 쓴다는 마음으로 책을 썼습니다. 제가 정치를 한다고 해서 한국정치가 달라지겠냐는 사람도 많습니다만,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우리 모두 한번 나서보자는 의미를 책속에 담고 싶었죠."



경남 진영이 고향인 노의원은 잘 알려진 대로 상고를 나와 독학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부산지역에서 인권 변호사로 맹활약을 했다. 주위의 권유에 의해 정치계에 입문한 그는 88년 13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었고, 5공 청문회 때에는 예리한 질문과 정연한 논리로 보는 이들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면서,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몸에 받는 정치인이 되었다.


92년 낙선이라는 고배를 마시기도 했지만 그는 결코 길다고 볼 수 없는 정치생활 7년 동안 누구보다도 많은 활동을 해왔다. 한편, 그는 정치인으로서는 드물게 솔직담백한 성격의 소유자여서 때때로 오해를 받기도 했고, 일부 언론에 의해 피해를 입기도 했다.
'저를 입진적인 인물로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가 살아온 길이 현재 어려운 처치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용기가 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처지에 순응하거나 좌절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응전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생활신조는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관대하게'이다.



아침 6시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후원회와 동료들에게 전화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그는 일주일의 절반은 서울의 연구소와 민주당에서, 나머지 반은 부산의 지구당과, 연구소에서 활동한다. 일요일에도 한달에 3주는 지방 강연을 다니는 관계로 가족과 함께 휴식할 시간조차 없지만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더 많은 일들을 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램이다.
“새해에도 연구소를 중심으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특히 민주당 부산지부, 지구당 활동을 충실히 하여 진정으로 지역주민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모범적인 지역 정치의 모범을 창조해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는 지방자치나 지방정치 관련 서적, 국제적인 감각을 높여주는 서적과 자료들을 늘 손에 들고 다닌다. 스스로 연구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기 때문에 그의 취침시간은 통상 새벽 2시이다.


자신이 주목을 받는 위치에 있던지, 그렇지 않던지 간에 스스로가 택한 정치라는 길 위에서 끊임없이 뭔가 찾아내어 국민을 위해 진심으로 일하고, 아낌없이 자신을 던지는 노무현, 그에게는 선거용 유인물 속에서나 나옴직한 '서민의 대변자'라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필자 : 조선혜님 자유기고가 
출처 : 월간《좋은생각》 1995년 0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