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의 조건을 이야기하는 시대의 멘토, 안철수
그 사람이 좋은것하고 그 사람에게 알맞는 자리는 별개의 문제다. 친구들이랑 간만에 만나 수다떨고. 집에와서 안철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을 보는데 내 마음이 그닥 편하지 않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안철수출마설은 그저 '설' 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국현이 오버랩되는것도 어쩔 수 없다. 존경받는 기업 유한킴벌리의 CEO로서 정치에 입문했던 문국현은 결국 어느 자리에 서 있던가.
개인적으로 정치란것은 적어도 '싸워본' 사람이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불의에 싸우고, 독재에 싸우고, 부당함에 싸우고, 약자의 편에 싸우고하는 일련의 과정들. 국회의원들의 치고박고 하는 모습이 꼴사납지만 정치란 기본적으로 '이해관계를 둘러싼 권리를 위해 싸우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철수는 약자를 생각하고 대중을 생각해온 윤리적인 기업가이지만, 그것만으로 과연 정치인으로서의 승부수를 갖추었다고 볼 수 있을까.
안철수가 적이 없다는것도 염려되는 부분이다. 무소속 출마에, 중립적인 인물. 하지만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은 기실 열렬한 지지층을 갖기도 힘들다. 게다가 정치에 중립이라니... 이건 말도 안되는 소리다. 꼭 당적을 두고 좌파 혹은 우파의 갈림길에 서서 정치를 하기 원하는것은 아니지만, 정치는 가치에 따른 선택의 문제이고, 그렇다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수 밖에는 없다. 복지와 성장, 두 가지만 놓고 비교하더라도 '중립' 이란 정치에서 존재하기 힘든것이라는것을 알 수 있다.
여하튼, 나는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에 괜한 걱정이 앞선다. 안철수가 정치도 잘할 수 있을까? 정치권가서 괜히 좋은 사람 하나 잃는건 아닐까? (나는 서울시민도 아니건만) 내가 좋아하는 박원순 변호사도 나온다는데, 후보 단일화가 이루어질까? 안철수, 박원순 둘다 출마강행해서 괜히 '어부지리' 로 엄한놈이 서울시장 되면 어떡하지? 등등등.
아직, 출마를 확정짓지도 않은 시점에서 분명 이러한 생각들은 기우에 불과할것이다. 그래도 한 번 염려어린 시선으로 조심스레 그의 행보를 관찰해 본다. 안철수의 따뜻한 성품과 바른 윤리정신을 존경한다. 하지만, 그가 '좋은' 정치인이 될 수 있을지의 문제는 별개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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