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남몰래 울던 밤을 기억하라
김경주
아마 그는 그 밤에 아무도 몰래 울곤 했을 것이다
어느 시인은 세상에 어느 누구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고 말했지만
세상은 이제 그가 조용히 울던 그 밤을 기억하려 한다
어둠 속에서 조용히 흐느껴본 자들은 안다
자신이 지금 울면서 배웅하고 있는 것은
아무도 보지 못하는
자신의 울음이라는 사실을
이 울음으로
나는 지금 어딘가에서 내 눈 속을 들여다보는 저들의 밤을
마중 나가고 있다고
그리고 나는 아주 오랫동안
이 밤을 기억하기 위해 애쓰고 있을 것이라고
아마 그는 자신의 그 밤을 떠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끝없는 약속을 하곤 했을 것이다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잊지 않기 위해
나는 살았다고
세상은 마중과 배웅의 사이에 있는
무수한 주소들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있다고
우리는 그가 조용히 이불을 들추고 일어나
흐느꼈던 그 밤을 기억해야 한다
배웅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위해선
입을 틀어막고 울어본 자들이
더 많이 필요한 세상에
그 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 시간이 올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은 문득문득 고개를 쳐들곤 한다.
그럴때마다 나는 꼼짝없이 무방비상태로 당할뿐이다.
그리움과 서글픔은 늘 짝을 이뤄서 온다.
마음이 허하고, 애통하다.
아무리 불러도 곁에 와닿을 수 없는 사람, 그 밤을 생각하며 눈물 흘릴 도리밖에는 없음을 알기에 더욱 섧다.
[출처] 그가 남몰래 울던 밤을 기억하라-김경주|작성자 mangr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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