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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팬클럽

내가 박신양 콘서트에 안 가는 이유

by 김핸디 2011. 12. 27.


나는 자타공인 박신양 팬이다.

박신양이 나온 영화는 극장에서 2 번이상 봤고, 드라마는 무조건 본방사수에 3 번정도 복습까지 했다.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파리의연인은 솔직히 까놓고 20번 이상은 더 본듯하다. 그것도 전편을! 그만큼 좋아한다. 사인회 한다고 해서 몇 번 이상한 동네까지 가서 사인도 받아왔고, 레스토랑 오픈하고 나서도 자주 들렸다. 그런데, 올 해 한다는 연말콘서트는 안 간다. 나야 남는게 시간이고, 최근에 용돈 10만원을 받은지라 총알도 넉넉하지만, 그래도 안간다.  


왜냐고? 짜증나니까!


난 도대체 왜 박신양이 굳이 '콘서트' 라는 형식을 취한건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다. 박신양은 말한다. 배우 지망생들을 위한 후원 형식의 콘서트라고. 그리고 자기는 노래를 못하지만, 배우들이 함께 하는 콘서트를 꿈꾸어왔기 때문에 이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매년, 더 많은 배우들과 함께 이 콘서트를 이어가고 싶다고.

내가 콘서트에 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저거다. '노래는 못하지만' 이라는 부분! 그렇다. 박신양은 배우다. 그런데 노래를 부른다는 거다. 난 팬이고, 작년 콘서트도 갔었고(그렇다, 작년에도 콘서트를 했다!), 한국에서 하는 팬미팅도 갔었고, 일련의 공간들에서 박신양이 노래를 부르는것을 들어왔다. 어떠냐고? 팬이지만 솔직히 별로다. 연기가 좋은거지, 노래를 잘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자기가 노래를 못하지만 열심히 연습하고 취지가 좋으니 와서 봐달라고 한다. 난 그게 싫은거다. 아니, 자기가 자선콘서트를 하려면 자신의 재능을 가지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연기로 승부를 봐야지, 왜 노래를 하느냐 이 말이다.

30, 31일은 연말 콘서트 대목이다. 굳이 박신양이 아니라도 갈만한, 혹은 가고싶은 콘서트들은 널려있다. 거의 대부분이 가창력을 인정받는 가수들이고, 그 가수들 역시 콘서트를 위해 열띤 연습을 한다. 그런데 그 가수들 콘서트 다 내버려두고 자기 콘서트를 오라는거 아닌가. 아니, 내가 왜? 사람들이 왜?


박신양이 연극을 했더라면, 혹은 뮤지컬을 했더라면, 그리고 그것을 배우지망생들을 위한 공연으로 했다면, 장학생들과 함께 연기호흡을 맞추는 작품을 했더라면,(아니면 하다못해 장학생들이 출연하고 자신은 카메오 혹은 연출만 하더라도!) 그 의미는 훨씬 더 크고 팬들의 호응도 열렬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콘서트를 한답시고, 맨날 노래를 부르고 다니고, 잘 부르지도 않는 노래를 들으러 오라니 팬이어도 노땡큐인거다. 그래서 안간다. 물론 안갈거면 닥치고 혼자 안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진짜 그를 아끼고 좋아하는 팬이기에 이런 쓴소리를 좀 남겨두려고 한다. 

박신양이 좀 알았으면 좋겠다. 좋은 의도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려면, 자신이 진짜 쓸 수 있는 방법이나 이벤트가 무엇인지를 말이다. 노래하는 박신양이 싫다. 콘서트하는 박신양은 더 싫다. 매년 콘서트를 하겠다는 박신양은 정말이지 너무너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