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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피델리티

2010년 최고의 영화 best 5

by 김핸디 2010. 12. 18.




올 해 봤던 영화들을 정리해본다. 아직 2010년은 지나지 않았고, 오늘도 영화 한편을 보러갈 예정이지만..그래도 이미 마음속에 베스트5가 정해진것 같다. 2010년이라는 기준에 걸맞게 대부분은 올해 개봉한 영화들이지만,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만큼은 내가 올해 이 영화를 만났다는 이유로 2010이라는 분류안에 넣게 되었다. 뭐, 이건 내맘대로 정하는 순위니까, 기준도 철저히 내 기준으로.


크랙은 아는언니의 추천으로 우연히 보게 된 영화인데, 전체적인 완성도보다는 미묘한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긴장감같은게 참 좋았던 작품이었다. 아름다운 음악과 영상은 보는내내 빨려들어가는듯했고, 전부라고 믿었던 세계가 균열을 시작하고 결국 파괴에 이르는 과정이 무척이나 흥미롭게 그려졌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의 발견은 에바그린일터. 퇴폐적인 눈동자로 담배를 그윽히 빨아대던 그녀의 분위기를 잊을수가 없다.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는 이사카 고타로의 동명의 원작을 기반으로 하고있는 작품이다. 에이타를 좋아해서 보게 되었는데, 원작을 이토록 충실하게 재해석한 영화는 없을듯하다. 1시간정도의 잔잔함이 지나면 1시간이후부터는 반전을 시작으로 밀려오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다. 마지막의 지하철역씬 또한 두고두고 마음에 남을듯. 신을 가두는거야? 라는 대사와 함께 흘러나오는 밥딜런의 목소리라니. 으흑, 20대에 꼭 봐야할 영화중 하나다.

는 참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영화였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한동안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제목처럼 곳곳에 묻어나는 은유들, 영화 사이사이로 스며나오는 통찰과 사색들에 감탄할 수 밖에는 없었던 시간. 시가 함축하고 있는 수많은 의미들처럼, 이 영화여러 함의들을 내포하고있다. 특히나 진실의 속살을 드러내고 그것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용기에 대한 부분은 내게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아야 할까. 이창동의 시는 적은 말속에 수많은 행간읽기를 요구하는 명작이다.

토이스토리 3. 너희들을 극장에서 놓쳤다라면 내가 얼마나 억울했을까. 초반부 앤디가 우디를 데리고 노는 장면부터 시작해 감정의 절정인 'They mean a lot to me' 가 나오기까지 내가 훔쳐야했던 숱한 눈물바람들. 아마도, 내가 어른이기 때문에 느낄 수있는 감정이었을것이다. 익숙한것과의 결별, 그 어렵고도 슬프지만 하지 않으면 안되는 성장과정을 영화는 잘 그려내고 있다. 참 많이 웃었고, 많이 울었다. 이제 너희를 다시는 보지 못하는거라니... 그래도 누구말마따나 이렇게 끝내줘서 정말 고맙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다. 안녕, 우디! 안녕, 버즈! 안녕, 내 소중한 사람들!



  


대망의 1위 엘 시크레토. 이 영화를 놓쳤더라면 얼마나 억울했을까. 역시 취향이라는건 중요하다. 평소 내가 좋아하는 말들만 골라서 하는 한 블로거님의 추천이 없었더라면...아마도 나는 이 영화를 보지 않았을것 같다. 하지만, 그분의 추천을 믿었고 역시나 그분의 추천은 옳았다. 평생을 간직하면서도 말할 수 없었던 어떠한 감정의 소용돌이. 후회하면서도 돌이킬수 없고, 괴로우면서도지울 수 없는 어떤 기억에 대한 이야기. 음악, 연기, 연출, 스토리, 마지막 엔딩까지! 어느 하나 빼먹을 수 없이 완벽했던 영화. 아, 그래 2010년은 엘 시크레토를 만난것만으로 충분해! 라고 외친다면 이 영화에게 주는 최상의 찬사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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