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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詩] 광주교도소

by 김핸디 2011. 1. 3.


광주교도소
- 황지우


희망이 없는 곳에

'희망'이 있다 했지


그 '희망'을 면회하러 온 가족들이


교도소 입구


'담요 이불 한복' 이라고 쓰인 집들 앞에


서성이고 있다


시국 사범 가족들은 그래도


당당하고 어딘가


고상한 태가 나지만


우연한 싸움으로 남을 죽인 자


남의 가정을 파괴한 자를


자식으로


남편으로 둔 사람들


바깥에서 '꼽' 으로 죄인들이다


멀리 미루나무숲에


까치 둥지처럼 앉아 있는 흰 망루


그래도 그 둥지 안에 든 내 새끼에게


늦은 한복 한 벌 넣어주고 나오는


가난하고 흉악한 죄의 어머니,


'희망' 이라고 쓰인 버스 정류장에 서서


무엇인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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