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도소
- 황지우
희망이 없는 곳에
'희망'이 있다 했지
그 '희망'을 면회하러 온 가족들이
교도소 입구
'담요 이불 한복' 이라고 쓰인 집들 앞에
서성이고 있다
시국 사범 가족들은 그래도
당당하고 어딘가
고상한 태가 나지만
우연한 싸움으로 남을 죽인 자
남의 가정을 파괴한 자를
자식으로
남편으로 둔 사람들
바깥에서 '꼽' 으로 죄인들이다
멀리 미루나무숲에
까치 둥지처럼 앉아 있는 흰 망루
그래도 그 둥지 안에 든 내 새끼에게
늦은 한복 한 벌 넣어주고 나오는
가난하고 흉악한 죄의 어머니,
'희망' 이라고 쓰인 버스 정류장에 서서
무엇인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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