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리씨 만나는거 정말 무서워요.
이제 평생 발 뻗고 잠도 못 잘거에요.
근데요, 당신은 어떻겠어요.
나도 이렇게 힘들고 무서운데... 여리씨는 어떻겠어요.
- 영화, 오싹한 연애 中
로맨틱 영화에는 늘 장애물이 있다. 신분의 차이, 출생의 비밀, 애인의 친구, 가족의 반대, 원수집안의 아들... 그렇지만 이런것이 너무 진부하고 보편적이 되어버려서, 한국 로맨틱 영화는 이제 새로운 장애를 추가하기에 이르렀다. 귀신 보이는 여자, 귀신이랑 같이 사는 여자! 여자주인공은 고등학교 때 사고 이후로 죽은 사람들을 본다. 일종의 영매인 셈이다. 그리고 그 특이한 여자를, 독특해서 결코 사랑하지 못할것 같은 여자를, 한 남자가 사랑한다.
공식은 참으로 뻔하다. 남자 여자, 그리고 웃음코드를 담당하는 조연들. 이끌림, 사랑, 장애, 극복과 함께 해피엔딩.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재미있었다. 나를 포함해서 사람들은, 로맨틱 코미디를 볼 때에는 기대수치를 낮추고 입에 미소를 띈 채 영화를 보는것 같다. 그래서 조금만 재밌어도 크게 웃고, TV로 보면 오글 거릴 장면도 눈물을 글썽이고야 만다.
너 이래도 나랑 만날래? 나랑 만나면 죽을수도 있어! 그들의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오싹했지만, 그 장애가 크면 클수록 그것을 극복한 사랑은 아름다웠다. 귀신이 보이는 여자와, 그 여자때문에 벌어질 그 모든 일들이 너무 무섭고 끔찍하지만 그럼에도 그 여자를 놓을 수 없는 남자.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 한 편이었다. 조금 유치한면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뭐 원래 연애는 이렇게 유치한 맛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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