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적으로 한 10대 소녀가 있는데, 그 아이가 살아남기 위해서 애쓰는 이야기라고 봤어요. 그때 우리 둘은 성장영화와 성인영화를 우스개처럼 나름의 방식으로 나누기도 했습니다. 세상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피해자가 강해지거나 도망치거나 끊어지게 되는 내용은 성장영화고, 나도 세상의 일부이자 가해자이기도 하다는 인식을 포함하는 내용은 성인영화라고요. 아울러 미래에 대한 불안을 담았으면 성장영화고, 과거에 대한 집착을 그렸으면 성인영화라는 거죠.
비슷한 이야기가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도 나온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상처받았다는 입장에서 상처주었다는 입장으로 가는것' 이라고.
저는 질문 하는 태도가 삶에서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답을 내리는 순간은 종종 폭력적인 상황이 되는거죠. 정치적 견해를 갖는 것과 특정한 정치적 행위를 하는 게 다르듯, 어느 순간의 판단이 물리적인 폭력과 연결되는 경우도 많아요. 말하자면, 경계를 문지르는 행위가 제게 중요했어요.
상대가 내게 우호적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사람들은 굉장히 친절해지는 것 같아요.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으면 삶이 아주 조금 더 흥미로워지는 것 같아요. 영화 때문에 삶이 흥미로워진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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