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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21세기 한국문학 10년 최고의작품

by 김핸디 2010. 10. 27.



하아, 알라딘에서 21세기 한국문학 10년을 정리하는 투표를 하길래 참여하고 오는길이다. 지난번 한겨레에서 조사해서 발표했을때도 재미있었는데, 이번 결과도 꽤 기대가 된다. 그나저나 투표를 하려고 보니까 정말 10년간 기억에 남는 작품이 많았다. 하나만 골라야해서(중복투표 가능했던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하지만, 결국엔 늘 그렇듯 내가 편애하는 작가들 위주로 찍어버린것 같다.


일단, 최고의 장편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10점
박민규 지음/예담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집>,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김언수의 <캐비닛>, (후보에는 없었지만) 정한아의 <달의 바다> 등이 내가 꼽는 베스트 장편소설들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역시 최고는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이 책을 읽으면서 심장이 덜컥 내려앉은 순간이 어찌나 많았던지. 대사 하나하나가 미묘하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아련하다. <삼미슈퍼스타즈의마지막팬클럽>을 썼던 작가가 이렇게 예쁘고 따뜻한 연애소설을 쓸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정말로 좋아하는 소설. 단연코 내가 꼽은 10년간 최고의 작품이라 하겠다.



두번째, 최고의 단편집.

침이 고인다 - 10점
김애란 지음/문학과지성사


이 책의 완성도보다는, 이 책에 실린 <자오선이 지나갈때>라는 단편 때문에 이 책을 최고로 꼽고싶다. 전체적인 완성도로만 본다면 작가의 전작인 <달려라 아비>가 훨씬 낫고, 이기호의 <최순덕 성령충만기> 역시 내가 정말 좋아하는 단편집 중 하나지만, 그래도 나는 <자오선이 지나갈때>가 주었던 감동을 잊지 못하겠다. 덜컹거리는 지하철에서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나는 왈칵 눈물을 쏟아냈었다. 닫히는 문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눈부셨고, 그래서 더욱 눈시울은 뜨거웠었다. <침이고인다>는 20대 작가가 바라보는 솔직한 그 모습 그대로의 88만원세대를 드러내주는 단편이라 마음에 든다. 이 단편집속의 주인공들이 나이고, 내 친구들이고, 21세기를 사는 젊음의 표상이니까.


세번째, 최고의 작가.

원래는 시집도 투표하는 란이 있는데, 시는 내가 잘 안 읽어서 패스. 가장 좋아하는 시인을 꼽으랬으면 두말도 없이 도종환 시인을 꼽긴 했을거다. 

최고의 작가는 최고의 작품만큼보다 더욱 어려운 선택이었다. 일단 좋아하는 작가가 정말 많고, 그토록 사랑스러운 작가들중에서 어떻게 한명만 꼽을 수 있단 말인가. 박민규,공지영,정한아,한지혜,윤성희...그래도 결국 투표는 김애란한테 했다. 김애란은 현재 연재중인 <두근두근 내인생>이 생각보다 별로임에도, 어쩐지 여전히 사랑스럽고도 애착이 가는 작가다. 

하지만, 솔직히 순위가 다 무슨 상관인가. 글을 쓰고 창작을 하는 사람들은, 누가 되었든간에 모두 소중하고 사랑스러운것 같다. 아, 물론 이문열하고 황석영은 좀 빼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