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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독서

신장으로 느끼는 전율

by 김핸디 2011. 3. 23.


내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 선배들이 익힌 맑스는 그냥 독서가 아니었다. 읽고 세상이 달리 보이지 않나. 그때는 독서가 아니다. 전태일이 근로기준법 읽은 게 독서인가? 그걸 읽는 순간 생리구조가 바뀌는 거다. 신장을 울리고 나면 최루탄이건 고문이건 그때 견디는 힘이 나온다. 머리로는 이길 수 없다. 의지라는건 신장의 기운인데, 거기서 버티지 않으면 통제가 안 된다. 백기완 씨 같은 경우 고문을 많이 당했는데도 멀쩡하지 않나. 아팠는데, 그분들은 공포나 망상으로 버틴 게 아니기 때문에 멀쩡한 것이다. 신장이 안 바뀌면 나머지는 가짜다. 신장은 뜻을 간직하는 곳이다. 하단전까지는 가야 내가 뜻을 세웠다는 게 된다. "아, 알았다. 깨달았다"고 하는 것은 몸의 세포구조가 다 바뀌는 걸 말한다. 쉽게들 "심장이 뜨거워졌어요" 이런 말을 한다. 그러나 그건 금방 식는다. 신장에 딱 저장이 되어야 동요가 없다. 생각하지 않고도 행동이 나온다. 쉽게 울고 감정을 나누고 그러는 건 다 가짜다. 


- 그린비 g블로그 5 호, 고미숙 인터뷰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