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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좌표

김대중 대통령과 나

by 김핸디 2010. 9. 17.


아빠가 알라딘 책 택배 상자를 보더니 묻는다.

- 책 뭐 샀냐?

내가 저녁을 먹으며 대답한다.

- 김대중 자서전.

아빠가 다시 묻는다.

- 너는 참.. 니가 대중이 아저씨 생전에 보기나 했냐?

내가 다시 심드렁하게 대답한다.

- 두번이나 봤는데?



아, 말해놓고보니, 그랬다. 난 정말이지 김대중 대통령을 두번이나 만난 여자인것이다.




동교동 사저앞에서의 김대중 대통령. 사진의 한 가운데 그의 모습이 보인다.


첫번째는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 날.

대통령 취임식에 운좋게 참여할 수 있었던 나는(나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도 간 여자인것이다!) 취임식이 끝나고 김대중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가 그분을 뵈었다. 그리고, 거기서 그 분의 퇴임 연설을 들을 수 있었다.

당시의 나는 겨우 고등학생이었고, 내가 어째서 그 자리까지 가게 되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때 그분의 연설을 들었고, 그건 내게 있어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되었다.




두번째는, 2008년 6.15 공동선언 기념식 장에서.

오마이뉴스 배너로 6.15 공동선언에 네티즌을 초대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런데 참석해보는것도 의의가 있겠다 싶어, 동북아시대 평화공존 어쩌고 하는 글을 써서 응모했는데 덜컥 당첨이 되어버렸다. 후에 알고보니 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거라고 했다.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행사에서, 나는 다시한번 그분의 강연을 들었고, 행사 막바지에는 저렇게나 가까이에서 뵙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다. 와다 하루키 교수와 백낙청 교수가 함께 해준 그 행사는 나에게는 '6.15공동선언 및 한반도 평화' 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마침내 사고야 만 김대중 자서전. 
6.15 공동선언 기념식에 참석하고 받았던, 
김대중 대통령 엽서와 함께 찍어보았다.


추석연휴기간에 정독할 요량으로 김대중 대통령 자서전을 구매했다. 내게 그분이 어떤 의미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노무현 대통령처럼 그분을 좋아했던것도 아니었고, 그분의 '국민의 정부' 시절에, 나는 너무도 어렸기에 기억나는것 조차도 별로 없다. 하지만, 두번의 만남과 서거 후 그분의 저서들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은 '존경할만한 어른' 이었다는것이다. 

나는 이렇게 김대중 대통령을 두 번이나 만나 뵈었다. 
내게는, 정말로 감사하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