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영화다. 불의에 분노하고, 불합리한 세상에 화낸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있다. 영화를 보며 내내 샌델이 던졌던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화두를 생각했다. 샌델의 정의가 조금은 형이상학적이 었다면, 이 영화는 바로 내 앞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실체적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더욱 더 와닿는 측면이 많았다.
소년의 세상
마을의 높은곳에 앉아 소년은 세상을 내려다본다. 그의 눈에 비치는 모든 세상은 불합리한것 투성이며, 그는 그것을 바로잡고자 한다. 거짓말 하는 어른, 패거리를 지어 폭력을 일삼는 아이들,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사람들. 그가 보는 세계는 비열함과 위선, 진심이 아닌 '척' 만이 넘쳐나는 세계다.
남자의 세상
그의 세상은 휴머니즘으로 가득하다. 자신에게 How are you? 라고 웃으며 달려드는 어린 눈동자들과, 자신의 도움을 간절히 필요로하는 버려진 사람들을 가득 보듬는다. 이 세상에서도 불의와 부조리는 존재하지만, 그는 세상을 바꾸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일에 충실하고자 한다. 의술을 나누고, 마음을 전한다. 그의 세계는 스스로를 내던짐으로써 함께 존재함으로 이루어진다.
그들이 꿈꾸는 세상
너무 다른 소년과 남자는 우연히 한 세계에 같이 공존하게 된다. 똑같은 현실을 바라보면서 소년은 분노하고, 남자는 용서한다. 그리고 서로는 서로를 조금씩 닮아간다. 그 남자의 세계에 분노가 끓어오르고, 그 소년의 세계의 용서가 자리잡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악을 악으로 상대하는것은 스스로를 상처 입히는 일임을,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이 아니라 더 나쁜 세상을 가져온다는 진리를 배워가게 된다.
죄와 벌
이 영화를 보면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이라는 소설이 생각났다. 악을 처단하겠다고 스스로 나섰던 한 청년, 라스콜리니코프. 세상을 향해 분노에 가득찼던 그를 구원했던것은 한 여자의 헌신적인 사랑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세상을 향해 맞서는 한 인간에 대한 위로이기도 했다. 영화 속 소년은 라스콜리니코프를 닮았다. 그리고, 그에게는 그를 감싸줄 수 있는 한 사람. 그 남자가 있었다.
정의란 무엇인가
영화는 다시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주제에 천착한다. 마지막 장면은 첫 장면과 짝을 이루지만, 영화의 말미에 나오는 맑은 눈들과 How are you? 라는 대사는 결코 첫 장면의 그것들과 같은 감정일 수 없었다. 더 좋은 세상을 꿈꾸지만, 끊임없이 좌절할 수 밖에 없는 모든이들이 함께 봤으면한다.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천국은 어디일까. 같은 고민을 했던 가수 마이클잭슨의 노래가 가 이 영화와 더불어 조금의 힌트가 될 수 있을듯 하다. Heal the world, make it a better place for you and for me and the entire human 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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