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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탕트

티소, 무도회

by 김핸디 2011. 7. 16.



James Tissot, Le Bal


나는 이렇게 순간을 포착한 그림이 좋다. 이 그림 한장에 드라마 한 편이 써질것같은 스토리가 내포되어있지 않은가. 노신사의 팔짱을 끼고 있는 젊은 여성은 무도회장에서 누군가를 찾듯이 어디론가 시선을 주고있다. 노신사의 뒷모습과 그토록 화려한 무도회의 사람들은 누구도 그녀를 바라봐주지 않는가운데, 그녀는 누군가를 향해 시선을 돌리고 있는것이다. 그녀가 찾는 사람은 누굴까. 말할 필요도 없이 옆의 노신사가 아닌 그녀의 진짜 사랑일것이다. 그럼 그녀가 사랑하는 그는 어떤 사람일까. 상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멈추지 않을수록 스토리는 끊임없이 확장된다.

그녀는 어쩌면 무도회장에서 첫눈에 다른 사람에게 시선을 빼앗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화려함속에 감추어졌던 수동적인 삶. 그런 그녀를 지금 어떤 존재가 시선을 잡아끌며 흔들고 있는것이다. 그녀는 다시 고개를 돌리고 노신사를 보며 아무렇지 않은척 웃어주게 될까. 아니면 팔짱을 빼고는 자신의 마음이 이끌리는대로 걸어나갈까. 불온한 나는 역시나 후자였으면 좋겠다. 화려한 사람들속에서 존재만으로도 반짝반짝 빛나는 누군가를 향해서, 그녀가 지금 바로 움직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