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어느날은 어머니가 물었다.
"아름아, 뭐 읽니?"
나는 책장을 쥔 손을 달달 떨며 어머니에게 말했다.
"시집이에요, 엄마. 여기 이 작가가 쓴 세번째 책이에요."
어머니가 책 쪽으로 고개를 디밀었다.
"엄마, 있죠. 근데 여기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에 대한 얘기가 나와요."
"그래? 그게 누군데?"
나는 비실비실 웃으며 뜸을 들였다.
"그러게요?"
"에이, 누군데 그래?"
"엄마, 이 사람이 그러는데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요.... 사라질것 같은 사람이래요."
어머지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곤 한없이 슬픈 얼굴로 내게 말했다.
"아름아."
"네?"
"그 책 읽지마라."
- 김애란, 두근두근 내인생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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