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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앞의 생

개구장애 재활치료

by 김핸디 2011. 9. 23.


내가 개구장애라니... 내가 개구장애라니...


개구장애로 인한 굴욕을 당했다. 취업스터디가 끝나고 멤버들과 같이 밥을 먹는데, 입이 벌어지지 않은 채 음식을 쑤셔넣다가 줄줄 흘리고 만 것. 나는 연실 웃으며 '저 원래 이렇게 지저분하게 안 먹어요, 오해 마세요' 라고 변명을 해댔지만, 내 앞의 처참한 음식물의 잔해를 보노라니 한없이 부끄러워질뿐이었다.

3살짜리 애도 아니고, 음식물을 질질 흘리면서 추잡스럽게 먹다니... 굴욕감에 휩싸인 나는 집에 오자마자 개구장애치료를 위한 재활훈련을 시작했다. 그 방법은 다름아닌 나처럼 개구장애로 고생했던 이문세가 TV에 나와 전수해준, 나무막대기 입에 물고 있기. 이문세는 하드막대기로 했다지만, 나는 당장이 급한지라 일단 집을 뒤져서 나무젓가락 몇개를 찾아내 물기 시작했다. 

세개로 시작한 나무젓가락은 이제 네개째. 한참을 물고 있다가 뺄때마다 조금씩 이완이 되는 기분이 든다. 이대로 입이 벌려지지 않는다면 실밥을 제거하는 돌아오는 화요일에, 나는 치과에서 크나큰 고통을 맛보게 될 터. 나무젓가락을 하나씩 늘려가며 개구장애를 속히 극복해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해 본다. 나무젓가락 6개, 오늘 나의 목표이다. 내 입은 벌어질 수 있다, 내 입은 벌어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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