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정치 -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푸른숲 |
* 이 리뷰에 다수 포함된 '졸라' 와 '씨바' 는 결코 욕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이건 추임새죠, 추임새.
김어준을 좋아한다. 그를 처음 좋아하기 시작했던건 한겨레 인터뷰특강 <화> 편을 읽고나서였다. 쿠르드로 여행갔을때 얘기를 해줬는데, 말도 안통하지만 쿠르드 소년을 껴안고 '너 이새끼 어떻게 살려고 그래' 라면서 펑펑 울었다는 김어준에게 반해버렸다. 누군가의 아픔을 그렇게 통감하며 아파할 줄 아는 사람. 내게 김어준에 대한 첫 인상은 그렇듯 다소 '부드러운' 것이었다.
두번째로 김어준에게 반했던것은 그의 상담집 <건투를 빈다>를 읽고나서였다. 그때 나는 그의 명언 '나라는 존재는, 여태까지의 내가 한 선택의 누적분이다' 라는 말을 듣고 완전히 반해버렸다. 어떻게, 이렇게 명쾌하게 삶의 해답을 정의하냐, 이 남자? '졸라'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친구 김감독한테 이 책을 적극 권했고, 우리는 일련의 사건들의 대한 해답을 이 책을 통해 얻으며 김어준을 찬양하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그는 어느새 '어준싸부' 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요즘, 장안의 화제인 김어준의 <나는 꼼수다>를 들으며 다시 그를 흠모하고 있다. 김어준이 멋진 이유는 다른 정치평론을 하는 치들처럼 말로만 떠들지않고 '뭔가' 를 해 보려고 노력한다는데에 있다. 실제로 나꼼수의 정치적 영향력은, 재미와 감성을 중요시하는 젊은층들의 투표참여를 대거 유도하고, 진보의 '통합' 에도 기여하고 있지 않은가.
김어준이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셨을때, 울면서 그랬었단다. 남은 세상은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정확히 말하자면,
잘가요 촌뜨기 노무현. 남은 세상은 우리가 어떻게든 해볼게요.
라는 말이 었는데, 씨바, 이 한마디 듣자마자 나 펑펑 울었다. 하, 김어준 너란남자... 졸라 감동먹었던거다.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시고 나서, 김대중 대통령이 했던 '내 몸에 반이 무너지는것 같다' 라는 말만큼 내게 와닿는 명언중에 명언이었다. 울면서 주저앉지 않고, 울면서 김어준이 그랬다는거다. 씨바. 이 더러운 세상 내가 어떻게든 바꾸는데 기여하고야 만다, 라고. 그리고, 올해 드디어 나꼼수가 나왔다. 폭발적 반응! 그가 드디어 '어떻게든' 해보기 시작한것이다.
이 책, <닥치고 정치>는 제목부터 그 아우라를 풍기듯 대부분 그의 기질을 드러내며 거칠고 투박하기 그지없다. 말투도 그냥 막 지르고, '졸라' 막 지 맘대로다. 그런데 어떤 정치책보다 잘 읽힌다. 내용은 웃긴데, 마음속으로 계속 찡하고 몇번이고 울컥하는게 올라온다.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야 진짜 우리 좀 제대로 해보자. 기죽지 말고 나와서 떠들고, 떠들지만 말고 진짜 투표해서 한번 바꿔보자, 라는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솔직히 아직 다 안 읽었다. 내가 명색히 취업준비생인데 어떻게 나꼼수 2시간 넘게 듣고, 또 이 책을 단숨에 다 읽겠냐. 자소서도 써야되고, 자기계발도 게을리 하지 않는 나란 여자인데. 그런데도 그냥 리뷰부터 지르고 보는것은, 책 사고 버스에 올라 중간중간 읽어만 봤는데도 아 김어준, 이번에도 '졸라' 마음에 든다는 확신이 왔기 때문이다.
꼼수는 매번 챙겨듣고 다시듣고 편집해서 블로그에 올리기 까진 하지만, 개털이라 나꼼수 티셔츠도 못사고(사실은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안샀다. 그게 뭐냐, 20대 여성이 그런걸 어떻게 입고 다니냐. 내 소셜포지션이 있지), 손이 느려서 콘서트도 못가고(사실은 비싸서 안간다), 여튼 이래저래 받는것에 비해 해주는게 없어 미안했는데, 이 책을 사서 그에게 인세를 안기며, 그의 '어떻게든' 행동에 실제로 금적적 기여를 한것을 기념하고자 이렇게 리뷰아닌 헌사를 써서 바친다.
김어준, 고맙다. 너란 남자! 씨바 졸라, 볼때 마다,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든다!
'청춘의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하라, 그러나 행복해지려고 노력하지는 말라 (2) | 2011.11.01 |
---|---|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도 모르면서, <셰익스피어, 그림으로 읽기> (4) | 2011.10.30 |
내 삶과 공명하는 말, <물은 답을 알고있다> (4) | 2011.08.29 |
다시 읽는 한겨레 인터뷰특강 <화> (3) | 2011.08.24 |
청춘에게 길을 비추다, <인생기출문제집> (2) | 2011.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