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괴롭히는 한 사람의 존재만으로 너무 우울했었다. 하지만, 오늘에서야 문득 악역은 한 사람이지만 내 주변에는 수많은 조력자들이 있다는것을 깨달았다. 악역은 '이것도 못하냐' 라고 말했지만, 조력자는 '헷갈리지? 나도 헷갈렸었어' 라고 격려해줬다. 악역은 '그건 니 일이잖아' 라고 수수방관했지만, 조력자는 '같이 도와서 하니까 좋네' 라고 웃어보였다. 악역은 '그걸 틀리면 어떡하냐' 라고 실수를 힐난했지만, 조력자는 '놀랬지?' 라며 오히려 나를 걱정해주었다.
문득, 악역의 포악함에 가려져있던 수많은 조력자들의 따뜻한 시선과 응원이 내게로 다가온다. 못된년은 하나였지만, 좋은사람들은 주변에 이렇게도 많았다. 내 일을 나눠서 해주면서도 늘 싫은 내색 하나 안하는 M님과, 언제나 웃는얼굴로 사람을 맞는 S님과, 사소한것 하나에도 배려해줄줄 아는 K님. 아, 그래... 나쁜년 하나만 빼면 내 삶은 이렇게 풍성히 진행되고 있었다.
더러운 성질의 그녀를 보며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고, 내 곁의 수많은 '된 사람' 들을 보며 '아 저렇게도 말할 수 있구나' 하며 인품과 성품을 배운다. 지옥에서 보낸 한 철, 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지옥의 끝에서 얻어가는것들이 보인다. 따뜻한 말투, 배려하는 마음씨, 즐거운 표정으로 나누는 인사, 정신없는 와중에도 잃지않는 여유. 잃는것보다는 확실히 얻는것이 많다. 버티고 견디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잃는 만큼 얻거나, 얻는만큼 잃는것이 인생은 아니지만... 분명한것은, 잃는것이 있으면 얻는것이 있는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