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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천국

영화 <과부춤>, 방향성을 상실한 기독교

by 김핸디 2011. 4. 14.


영화 <과부춤>은 '구원'(救援)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시도하고 있다. 감독은 회를 밑바닥 인생들의 희망을 저버리는 집단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장호 감독은 한 평론가의 인터뷰에서 영화 <과부춤>을 통해 당시 한국교회가 거대화되고 물질화 되는 것에 대해 비판하고 싶었으며, 기독교가 토착화되지 못하고 서구화된 채 들어와서 퍼져 나갈 때 한국문화를 소외시켰던 점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 그에게, 외래문화인 기독교에 빛을 던져줄 수 있는 세계관으로 고려된 것은 무속(巫俗)이었다. 영화 <과부춤>에서 무속은 밑바닥 인생들에게마저 소외되는 것이면서도, 그들이 막다른 골목에 처했을 때에는 그들을 보듬어 주는 어머니와 같은 세계로 묘사되고 있다. 


영화 <과부춤>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다 근무중 사고로 목숨을 잃은 말숙의 오빠의 넋을 달래는 영혼 천도굿이 등장한다. 여기서 무속은 졸지에 남편을 잃은 말숙의 올케(박원숙 역)와 아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영화 <과부춤>에서 그려지고 있는 어머니의 품과도 같은 무속은 영화속 기독교의 이미지와 대조를 이룬다. 



- 신광철, 한국의 개신교영화 이장호 감독의 '과부춤' 中




 


서울 여성영화제 상영작 중 하나인 이장호 감독의 <과부춤> 을 보았다. 기독교인으로서 기독교에 비판적인 영화를 보는것이 유쾌하지만은 않았지만, 조금 과장되기는 했어도 한국 기독교의 현실이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부분들이 많아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가난하고 지친 영혼들에게 위로를 주는것이 무속이고, 힘 없는 영혼들의 희망을 짓밟는것이 내가 믿는 기독교의 현실이라면 그것이 무슨 종교적인 가치가 있을까. 과부와 고아의 의지가 되어주셨고, 곤고한 자들의 쉼터가 되어주셨고, 죄인들의 친구가 되어주셨던 예수님의 정신은 지금 과연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걸까.

비판적인 기독교인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했지만, 내부에 있을때와 외부로 나와 내가 있던 자리를 들여다 보는것은 충격의 강도가 달랐다. 탐욕적인 기독교인, 물질적 가치만을 추구하는 기독교인, 남을 돌보지 않는 기독교인, 삶에 충실하지 않은 기독교인... 내가 믿고 의지하는 기독교적인 가치에 형용모순되는 이러한 기독교 인들이 너무나도 많다는것, 그리고 나 또한 이러한 모순적 형용사를 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것이 각성과 비판을 이끌어냈다.

나의 위치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넓은 길과 협착하여 가는이가 적인 좁은 문 중 나는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우연히 보게 된 이 영화에서 4살이후부터 의심없이 쌓아온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인다. 낮은 자리, 베푸는 삶, 겸손한 마음, 담대한 비전, 굳건한 신념...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