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 박원순 지음/위즈덤하우스 |
서울시립대 등록금 인하, 서울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박원순이 서울시장이 되자마자 내 놓은 이 굵직한 변화들은, 선거가 얼마나 중요한건지를 새삼 느끼게 한다. 박원순, 그는 어떤 사람인가? 잘 나가는 변호사를 그만두고 시민운동을 시작한 사람, 그 후 참여연대, 아름다운 재단 등의 굵직한 단체들을 성공시키고 최근까지 '희망제작소'에서 근무했던 시민운동가, 늘 변화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고민하며 서울시장에 출마해 당선된 행정가.
화려한 이력만큼이나 화려한 그의 독서력에 혀를 내두를때쯤(최근 인터넷에서 공개된 박원순의 사저, 흡사 도서관을 방불케하는 구조에 많은 사람들의 탄성을 이끌어냈더랬다) 그가 최근에 출간한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아름다운 사람, 박원순이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는 어떤것들일까?
정의로움, 소명, 가장자리, 명분, 용기, 꿈꾸기, 창의, 호기심, 모험심, 열정, 여럿이 함께, 배려, 나눔, 다양함, 신뢰, 배움, 겸손, 성찰, 섬세함, 간절함, 비움, 느긋함, 관대함, 재미, 되살림. 총 15개의 가치들을 박원순은 이야기한다. 하나의 가치에 자신의 경험과 자신이 만난 사람들, 그리고 읽어온 책까지 버무려 내놓은 박원순을 보노라면 바쁜 와중에 언제 이런글을 다 썼나 싶어 놀라울 정도다.
박원순의 가치엔 결코 돈이나 권력, 명예나 성공등이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함 없이 쓰며,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세속적으로도 성공한 삶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런것이다. 원래 삶이란 도도하여 가지려고 애쓰는 자들에게는 도통 나누어주지 않는것을, 관심도 없이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찾아와 나눠주곤 한다. 박원순이 걸어온 길과 생각들, 그리고 그가 만난 사람들을 책을 통해 접하노라니 내 삶의 가치들의 우선순위가 자동적으로 재배열되고 있었다.
책을 읽어보니,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변화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겠구나 싶은 기대감이 든다. 자신이 정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소명과 명분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 그가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고 결국 서울시장이 된 데에는 마음 속 불끓듯 일어나는 어떠한 변화의 의지에 표현이 아니었을까? 과거를 보면 현재가 보이고, 현재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 서울시장 박원순. 그의 가치를 알기에, 더욱 더 그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식료품 꾸러미를 두 팔 가득안고 걸어가는데 누군가 당신에게 부딪쳐 당신은 넘어지고 식료품들도 바닥에 나뒹군다고 하자.
깨진 계란들과 엎질러진 토마토 주스를 바라보며 당신은 당장에라도 소리칠 기세다.
"도대체 눈은 어디에 달고 다니는 거야? 장님이야?"
그렇게 말하려는 순간 당신은 그 사람이 실제로 장님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역시 넘어져 있고, 그가 안고 있던 식료품들도 바닥에 뒹굴고 있다.
분노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동정어린 관심과 배려로 바뀐다.
"다치지 않았어요? 일어나도록 내가 붙잡아 드릴까요?"
그때 당신은 자신과 타인을 치료하는 위치의 서게 된다.
- 본문 원순씨의 독서노트 中 아잔 브라흐마,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에서
p.s 평소 오탈자같은건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편이긴 한데, 이 책 268p에 '공감' 의 제 1호 변호사 염형국을 '염형묵' 이라고 잘못 기재한것은 무척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것은 내가 공감에서 인턴을 하며 염형국 변호사님을 가까이서 뵈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염 변호사님 같이 훌륭하신 분의 이름을 잘못 기재하다니...T_T 2쇄가 나온다면 꼭 염'형국' 변호사님으로 제대로 수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위즈덤하우스 보고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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