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719 [詩] 너를 기다리는 동안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 2011. 1. 2. 나와 너 그래, 나는 네가 아니다. 너도 내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아님'의 뼈아픈 엇갈림 속에서 서로 조금은 닮았을지도 모를 나의 잃어버린 분신을, 너의 잃어버린 조각을 발견한다. 우리는 타인의 육체에 접촉함으로써 나는 네가 아니고 너는 내가 아님을 확인한다. ..... 너와 나의 존재를 가르는 선명한 경계를 잊는 순간, 우리의 마음이 타인의 존재를 향해 무한히 가까이 다가가는 점근선이 되는 순간, 이 순간만은 혼자가 아니라고 느낄 때,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 속에서만 진정한 내가 존재함을 깨달을 때, 너의 삶이라는 프리즘에 비춰보아야 비로소 나의 존재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나의 본질은 나에게 잊지 않다. 너의 본질도 너에게 있지 않다. 내가 너를 바라보는 시선 속에서 너는 비로소 너다울 수 있고, 네가 .. 2011. 1. 2. 누군가의 슬픔이 된다는 것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 슬퍼할 수 있다는건, 흔치않은 일이니까. 네가 나의 슬픔이라 기쁘다, 나는. 그러니까 너는... 자라서 꼭 누군가의 슬픔이 되렴. - 김애란, 中 2011. 1. 2. 초현실주의 사진, Erik Johansson 재밌는 사진을 하나 봤다. 에릭 요한슨이라는 사람의 작업인데, 사진을 찍고 리터칭 작업을 함으로써 마그리트가 보여줬던 초현실주의의 느낌을 드러내는 작품이었다. 마그리트가 추구했던 친근함으로 낯설게하기 기법인 잡종화(위)와 이미지의 중첩(아래). 그림에서 물이 실제로 쏟아져내리고, 한 남자는 다리는 자와 다려지는 의복으로 중첩되어 나타난다. 비교, 마그리트의 인간의 조건 한편, 이러한 이미지들은 에셔를 생각나게도 한다. 처음과 끝이 모호한 이미지, 제목부터가 'Impossible escape' 이다. 지금 내가 서있는곳은 위인가, 아래인가. 영원한 클리셰, 뫼비우스의 띠. 내가 제일 마음에 드는 그의 작품, 테트리스. 나는 어떠한 진지한 현장에서도 장난스런 시각을 잊지 않는 사람을 좋아한다. 기중기가 오고.. 2011. 1. 1. 이전 1 ··· 136 137 138 139 140 141 142 ··· 18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