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109 kbs드라마스페셜, 삐삐가 울린다 살다가 힘들면, 괜찮다고 보듬어 줄 이 바다보러 한번은 꼭 올거라고.. 믿는겁니다. 폭풍감동. 삐삐를 아직까지 쓰는 사람들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이 드라마는 순수하고도 따뜻한 첫사랑을 그려내고 있다. 남자주인공의 애절한 순애보에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982 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보고서는 터져나오는 눈물을 감출수가 없었다. 아 단막극 진짜 최고! 이중장부 살인사건도 재밌었는데, 안석환님 나오는 단막극은 다 명품인듯하다. 2011. 8. 5. 그애들의 실패가 부러웠어요 "또래 아이들이 가장 부러울 때는 언제야?" "많죠! 정말 많은데.... 음, 가장 최근에는 티브이에서 무슨 가요 프로그램을 봤을 때예요." "가요 프로그램이면, 아이돌 말이니?" "아니요, 비슷한 건데, 가수가 될 사람을 뽑는 경연대회 같은 거 였어요." "그래?" "네, 근데 그 오디션에 제 또래 애들이 오십만명 넘게 응시했대요. 뭔가 되고 싶어하는 애들이 그렇게 많다는 데 좀 놀랐어요." "부러웠구나? 꿈을 이룬 아이들이." "아니요, 그 반대에요." "반대라니?" "제 눈에 자꾸 걸렸던 건 거기서 떨어진 친구들이었어요. 결과를 알고 시험장 문을 열고 나오는데, 대부분 울음을 터뜨리며 부모품에 안기더라고요. 진짜 어린애들처럼. 세상의 상처를 다 받은 것 같은 얼굴로요. 근데 그 순간 그애들이 무지무.. 2011. 7. 24.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 또 어느날은 어머니가 물었다. "아름아, 뭐 읽니?" 나는 책장을 쥔 손을 달달 떨며 어머니에게 말했다. "시집이에요, 엄마. 여기 이 작가가 쓴 세번째 책이에요." 어머니가 책 쪽으로 고개를 디밀었다. "엄마, 있죠. 근데 여기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에 대한 얘기가 나와요." "그래? 그게 누군데?" 나는 비실비실 웃으며 뜸을 들였다. "그러게요?" "에이, 누군데 그래?" "엄마, 이 사람이 그러는데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요.... 사라질것 같은 사람이래요." 어머지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곤 한없이 슬픈 얼굴로 내게 말했다. "아름아." "네?" "그 책 읽지마라." - 김애란, 두근두근 내인생 中 2011. 7. 19. 야, 네가 3등의 고독을 알아? "얘가 왜 이래?" "숨기려면 표를 내지 말든가." "내가 뭐?" "이러기야? 평소에 나는 너한테 고민 다 털어놓잖아." 어머니가 콧방귀를 뀌었다. "뭐 1등 하다 3등 해서 서럽다는 거? 그렇게 대단한 비밀 털어놔줘서 진짜 고맙다, 야." 한수미가 서운한 듯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야, 네가 3등의 고독을 알아?" 어머니는 예의 비꼬는 말을 할 때 특유의 부드러운 음성으로 답했다. "수미야." "응?" "꺼져." - 김애란, 두근두근 내인생 中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인생을 (연재로 알음알음 읽어오긴 했지만) 각 잡고 읽다가, 이 부분을 읽고는 혼자 웃음이 터져버렸다. 낄낄낄. 3등의 고독이래. 그러다 아침 출근길의 고요한 분위기를 깨닫고는 '아 내가 너무 경망스러웠나' 하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그렇지만 .. 2011. 7. 19.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