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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천국59

그도 좋고, 그녀도 좋은데 어쩌라구 <푸치니 초급과정> #1. 동성애자는 '태어나는가' 아니면 '만들어지는가' 네가 이성애자가 되고싶어서 된건 아니잖아? 어느 영화 속 동성애자가 이성애자에게 했던 대사다. 난 여자 앞에서 홀딱 벗고 서있어도 아무렇지도 않아요. 이건 어느 연극 속 동성애자의 대사였다. 나는 그래서 그들을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누군가의 '성 정체성' 이라는게, 내가 받아들이고 말고 할 성질의 것은 아니었지만, 그리고 나의 인정과는 무관하게 그들은 한 인격체로 당당히 존중 받아야겠지만, 그 영화를 보고 연극을 봤던 당시의 나는 그렇게 느꼈었던거다. 아, 동성애자는 동성애자로 태어나는구나. 하지만, 내가 읽은 어떤 심리학책에서는 '동성애가 고착되는 네가지 경우' 에 의해 동성애자는 '만들어진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네 가지경우란.. 2010. 9. 26.
시련줄게, 행복다오 <슬럼독 밀리어네어> 중학교 1학년때, 우리 중학교를 수석으로 들어왔으며, 아니나 다를까 1등이란걸 놓쳐본적이 없는 친구와 나는 단짝이었다. 당시 반에서 5등을 하던 나로서는 가끔씩 그 친구에게 '너는 어떻게 맨날 1등만 하느냐' 라며 질투어린 시선을 보내곤 했었는데 그 때마다 친구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너 잘 때 나는 공부하잖아.' 물론, 나는 그 말을 듣고도 계속 잤다. 당연히, 나는 계속 5등에 머물렀고, 내 친구는 그 후로도 계속 1등을 하며 공부로 이름을 날렸다. 누군가의 성공을 볼 때 우리는 언제나 '과정'에 주목하기 보다는 '결과'에 주목한다. 걔 이번에도 전교 1등했대, 고승덕은 외시 사시 행시를 모두 패스했다던데, 유수연은 연봉이 10억이래, 조앤 롤링은 해리포터로 인생역전했지... 우리는 누군가의 성공담을.. 2010. 9. 21.
시간에 대한 흥미진진한 고찰, <섬머 타임머신 블루스> 저기 말이지.. 성(姓) 은 바꿀 수 있는건가? 자, 여기 타임머신이 있다면, 어디로 가보고 싶은가. 선사시대? 30년후의 미래? 흔히 타임머신을 생각하면 대개의 사람들은 엄청난 시간여행을 기대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발칙한 이 영화는 타임머신을 고작 '어제' 로 돌아가는데 사용한다. 왜? '어제' 콜라를 쏟아서 에어컨 리모컨이 고장났고, 그 덕분에 '오늘' 한 여름에 살인더위를 감내해야하기 때문이다. 어제로 가서, 콜라를 쏟기전의 그 리모컨을 가져올수만 있다면! 지상 최대의 난관 에어컨 고장에 맞서, SF동호회 벌이는 기상천외한 시간여행. 이 영화는 이렇게 타임머신에 대한 고정관념부터 뒤집어엎는데서 시작된다. 일본영화 특유의 엉뚱함과 재기발랄함으로 이들의 모험담을 지켜보는것은 시종 웃음이 끊이지 않는 .. 2010. 9. 21.
내 삶은 비극인가, 희극인가? <스트레인저 댄 픽션> 어느날 문득 깨닫고 보니, 자신이 소설 속의 주인공이라면? 작가가 자신의 인생을 쥐고 흔들며 개입하고 있다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작가가 정해놓은 이야기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의 주인공 트루먼은 자신이 쇼의 주인공이라는것을 안 순간, 멋지게 무대 뒤로 퇴장해 자신의 삶을 살 수가 있었지만 의 주인공은 자신이 소설의 주인공이라는것을 알고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자신은 실제 인물이면서도 가상 인물이기 때문이다. 말이 안되지만, 그런 남자가 있다. 그가 바로 해롤드다. 지난번 를 보면서도 느꼈지만, 삶은 때때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필연적 고리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것은 정해져있고, 단지 그 틀안에서 사소한것만이 우리 자신의 온전한 그것이 될 수 있는것이아닐까.. 2010. 9.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