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정신으로는 얘기할 수 없는 전쟁, <제 5도살장>
제5도살장 -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아이필드 " 그래, 나 미쳤다. 너도 아빠 죽어봐.. 안 미치나.." 불세출의 명작드라마, 에서 아빠를 잃고 방황하던 고복수는 저 한마디를 내 뱉는다. 나는, 저 대사가 어떠한 슬픔보다 정확히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을 겪은 사람은 때때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미친 척 행동해야 한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모르는 사람들 사이로 끼어들어 대화를 하기도 하고, 정말 이상해보일지라도 그렇게라도 해야할 필요가 있다.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마저 침착하고 우아한 사람은 감정없는 사람이다. 사람이라면, 느낄 수 있다면, 무한한 슬픔앞에서, 이성을 한 번쯤은 잃어도 괜찮다. 빌리 필그램은 전쟁포로였다. 그는 군인같지도 않은 군인이었지..
2010. 9. 22.